“냉동공조 기업들, 제품뿐 아니라 모니터링, 유지관리까지 토탈 솔루션 제공 추세...”

-에어컨, 히트펌프는 R-32, R-454B, 냉장냉동은 R-290, R-744(CO2) 냉매 제품 대세

-미국 2036년까지 HFC 생산 및 소비 85% 이상 단계적 감축

-약가연·가연성 대체냉매 안전·취급 국제자격(RDL) 국내 도입 검토

 

박귀중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책임연구원/기술사
박귀중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책임연구원/기술사

AHR Expo는 미국냉동공조학회(ASHRAE) 주최로 매년 미국 주요 도시를 번갈아 가며 개최되는 북미 최대 규모의 냉난방공조 전시회로, 올해는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시카고 McCormick Place에서 열렸다.

필자는 AHR Expo 2024와 함께 열리는 ICARHMA 회의와 RDL 회의 참석을 겸해 전시장을 둘러보며 냉동공조 시장의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트렌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올해 EXPO는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렸던 ‘AHR EXPO 2023’과 기술 및 냉매 동향은 유사한 방향성을 보였다.

공조 분야에서는 대체냉매로써 R-32, R-454B가 차기 대체냉매로 가장 많이 보였으며, 공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로타리 압축기와 스크롤 압축기의 경우 북미 시장을 겨냥한 R-454B 냉매용 제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었다.

R454B 냉매 적용 각사의 스크롤압축기
R454B 냉매 적용 각사의 스크롤압축기

중국 제조사들 기술력, 가격경쟁력 갖추고 빠른 속도로 성장

중국 Midea 그룹의 GMCC는 이번 미국 전시회에서 스크롤 압축기를 처음으로 출시하며 왕복동식 압축기, 로타리 압축기, 스크롤 압축기를 모두 제조하는 기업이 됐다. GMCC의 로타리 압축기는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부품산업에서도 중국의 강세가 예상되며 이러한 점들이 한국산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R32냉매 적용 제품들(LG전자 히트펌프, 삼성전자 히트펌프, 다이킨 히트펌프)
R32냉매 적용 제품들(LG전자 히트펌프, 삼성전자 히트펌프, 다이킨 히트펌프)

가정용, VRF 등 히트펌프의 경우, 한국 및 일본의 기업들의 R-32 냉매를 적용한 제품이 상당수 전시돼 있었다. 또 ATW(Air to Water) 히트펌프는 R-290 냉매를 적용한 제품도 전시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냉동·냉장 분야에서는 R-290냉매, R-744(CO2) 냉매를 적용한 제품들이 많이 출품됐다.

R744냉매 적용 콘덴싱유니트를 전시한 RIVACOLD 
R744냉매 적용 콘덴싱유니트를 전시한 RIVACOLD 

그 밖에도 Energe Management 측면에서의 제어기술, 모니터링 관련 제품들을 LG전자, 삼성전자, Colpeland 등에서 전시하고 있었다. 이제는 압축기, 열교환기, 밸브류 등 부품이나 제품뿐만 아니라 제어, 모니터링, 유지관리까지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의 개념에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조사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를 느낄 수 있었다.

중국 글(GREE)의 R32 냉매 적용  제품 전시부스 모습
중국 글(GREE)의 R32 냉매 적용  제품 전시부스 모습

이번 전시회을 참관하며 다시 한번 느끼지만 최근 중국 제조사들은 기술력,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수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기술개발 지원, 냉매 전환에 대한 촉진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신규 냉동시스템 냉매 GWP 150 이하, 신규 히트펌프 등 냉매 GWP 700으로 제한

이번 EXPO 기간 중 열린 ICARHMA 회의 및 RDL 회의는 국제적으로 실내공기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LOW-GWP 냉매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별 정책이 엄격해지는 추세인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1월 21일(일) 미국 시카고 블랙스톤 호텔에서 개최된 ICARHMA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월 21일(일) 미국 시카고 블랙스톤 호텔에서 개최된 ICARHMA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월 21일(일) 미국 시카고 블랙스톤 호텔에서 개최된 ICARHMA회의에는 AHRI(미국협회), ABRAVA(브라질협회), ACAIRE(콜롬비아협회), CRAA(중국협회), EPEE(유럽협회), EUROVENT(유럽협회), AREMA(호주협회), JRAIA(일본협회), HRAI(캐나다협회), KRAIA(한국협회) 등 10개국 이상의 냉동공조 협회가 참석해 각국의 HVAC&R 산업에 대한 현황, 이슈 사항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이번 회의의 주된 이슈 사항으로는 IAQ (Indoor Air Quality)에 대한 기준 강화와 HFC 냉매를 대체 하기 위한 방안 등을 꼽을 수 있다.

ICARHMA 협의체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미국은 △HFC Phase down △Technology transition △SNAP(Significant New Alternatives Policy) △미국 주별 HFC 제한 현황 등 대체냉매 관련한 사안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AIM법에 부합해 2036년까지 HFC 생산과 소비를 85% 이상 줄인다는 단계적 감축 목표를 수립했고 2024년에는 HFC 냉매의 생산과 소비를 40% 감축하는 최종 규정도 발표했다.

또 냉동공조 및 히트펌프 제품별 AIM법에 따라 신규 냉동 시스템에서 냉매의 GWP를 150 이하로 제한하고, 신규 주택·경상용 공조 및 히트펌프 시스템 및 기타 응용분야에서 냉매의 GWP를 700으로 제한하는 새로운 기술 전환(Technology transition) 규정도 소개했다.

미국은 2023년 10월, EPA가 AIM 하위조항에 따른 특정 HFC 냉매 사용에 대해 기술 전환 제한, 2023년 12월, 주거용 및 소형 상업용 에어컨 및 히트펌프 부분 특정 HFC 냉매 사용에 대해서도 기술 전환을 제한했다. 단 2025년 1월 1일 이전에 제조되거나 수입된 High GWP 냉매(HFC)의 경우 2026년 1월 1일까지 설치는 허용된다.

미국은 2023년 4월, EPA는 냉동 및 공조 부문에서 제품 및 연도별 사용 가능 및 사용 금지 냉매를 지정하는 SNAP 규정을 제시했다. SNAP 25에서는 HFC-32, HFO-1234yf, R452B 등 7가지 냉매(A2L 냉매)를 허용했고, 사용 조건에 따라 사용가능한 냉매 1가지를 지정했다. 또 2023년에 제안된 SANP 26은 2024년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HFC 냉매 제한 규정은 주별도 차이가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자체 HFC 규정을 시행 중이며,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다. 워싱턴주는 2021년 제조사의 HFC 냉매 배출을 방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후 2023년 11월 HFC 규정이 확정됐다. 2024년부터 냉동공조 시스템의 소유자 또는 운영자가 사용 냉매 등록, 누출검사, 수리기록 등을 보관하는 냉매 관리 프로그램 확립해 적용해야 한다. 또 워싱턴주에 특정 HFC 적용 냉동공조 제품의 판매도 금지했다. 뉴욕주는 2023년 12월에 새로운 HFC 규정을 제안한 상태다.

 

일본 산업부문 LOW-GWP 냉매 전환 위해 지속 노력

이날 회의에서 유럽은 IAQ 관련 현황에 대해 유럽의 표준화 계획, 법적 프레임워크 등을 발표했다.

유럽은 현재 ‘EN 16798-1: 2019 건물 환기 - 1부: 실내 공기질, 열 환경, 조명 및 음향을 다루는 건물의 에너지 성능 설계 및 평가를 위한 실내 환경 입력 매개변수’를 검토 중이며 ‘1.3부: 실내 공기질 설계 및 평가는 CEN/TC 156’을 유지하고 있다. IAQ 파트 1.3에 대한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검토는 여러 작업 그룹으로 구성된 CEN/TC 156 WG25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Eurovent, REHVA 및 Nordic Ventilation Group은 EPBD 개정에 따라 도입된 실내환경 품질(IEQ) 요구 사항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공통 제안을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향한 에너지 정책을 포함한 제6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의 탑러너 프로그램이 2024년에 개정될 예정이며, ‘불화탄소의 합리적 사용 및 적정관리에 관한 법률’이 2021년 개정(4차)돼 산업에서의 LOW-GWP 냉매의 전환을 위해 지속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1월 22일(월) 미국 시카고 McCormick Place에서 진행된 RDL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월 22일(월) 미국 시카고 McCormick Place에서 진행된 RDL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월 22일(월) 미국 시카고 McCormick Place에서 진행된 RDL회의에는 UNEP(유럽연합), NATE(미국냉동공조기술자인증기관), AREA(유럽히트펌프기술자협회), AHRI(미국협회), ACAIRE(콜롬비아협회), AREMA(호주협회), JRAIA(일본협회), CRAA(중국협회), KRAIA(한국협회), ABRAVA(브라질협회) 등이 참석했다.

RDL은 Refrigerant Driving License의 약자로 대체냉매의 특성상 가연성 또는 약가연성에 대해 안전관리, 냉매취급에 대한 국제자격제도에 대해 ENEP(유럽연합)과 AHRI(미국협회)가 주관해 준비 중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몰디브, 그레나다의 2개 국가에서 파일럿 운영을 완료했다는 보고와 2023년 7월부터 RDL 프로그램이 공식 출시돼 국가별로 자격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도 RDL 자격 도입을 위해 현재 논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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