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주택 적용되던 태양광‧히트펌프 설치비용 부가세 인하정책 최신 건물에도 적용

-숙련 기술자 부족, 공급 차질 등 히트펌프 확대 가속화 주춤

-히트펌프 주요 수입국, 중국, 독일, 태국 프랑스…한국은 32위

유럽(EU)에서 2050년 탄소중립목표 달성과 고에너지 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친환경·고효율 냉난방장치인 히트펌프가 주목받고 있다.

히트펌프(heat pump)는 공기, 물, 땅으로 흡수한 열에너지를 이용, 압축·응축·증발 과정을 통한 냉난방장치이다. 열원에 따라 공기열(air to air), 수열(air to water), 지열(ground source)로 구분된다.

EU집행위는 2022년 5월, R PowerEU 정책을 통해 향후 5년간 역내 히트펌프 1000만 대, 2030년까지 3000만 대 추가 설치 목표를 수립했다. 또한,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 워크, 탄소중립산업법을 통해서도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해조 등과 함께 히트펌프를 전략적 기술로 지정하고 보조금 지원 허용 및 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역내 생산 용량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히트펌프 원리 및 적용사례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서유럽에 위치한 벨기에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히트펌프의 비중을 2018년 대비 5배 증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산업 내 보조금 및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심은정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벨기에 히트펌프 시장동향' 조사보고서에서 “벨기에 연방정부는 2023년 말까지 기존 10년 이상 노후 주택에만 적용되던 태양광·히트펌프 설치비용에 대한 부가세 인하정책을 최신 건물에도 적용하기로 했다.”라며 “지방정부는 가계 수입 및 히트펌프 종류에 따라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플란더스 지방(네덜란드어권)의 경우 300~9600유로, 왈로니아 지방(프랑스어권)에서는 1000~6000유로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년 벨기에 내 설치된 히트펌프 수는 총 6만247대로 유럽 내에서 히트펌프 설치율이 저조한 국가에 속한다.

심은정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벨기에의 히트펌프 설치 가속화 어려움에 대해 “△숙련 기술자 부족 △공급 차질 △단열 문제 등이 있다.”라며 “단열이 잘되지 않는 노후 건물의 경우 히트펌프의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벨기에의 잠재적 히트펌프 소비자들은 건물의 단열 및 전력 상태를 우선적으로 보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벨기에 냉난방 업계(Techlink)에서는 유럽 내 전기차 생산 확대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련 부품 재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인버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부족 등 어려움을 지적했다.

벨기에 2021년 히트펌프 수입 전년 대비 132% 증가

벨기에의 히트펌프 수입은 최근 3년간 지속 증가 추세로 특히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32% 증가했으나, 앞서 언급한 숙련 기술 인력 부족, 공급망 차질, 단열 문제 등으로 2022년에는 증가율이 급감했다.

 

2022년 유럽 국가별 히트펌프 판매량[자료: 유럽히트펌프협회(EHPA)]
2022년 유럽 국가별 히트펌프 판매량[자료: 유럽히트펌프협회(EHPA)]

주요 수입국으로는 중국, 독일, 태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있으며 2022년 중동부 유럽 지역(독일, 체코) 등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한 것이 특징이다.

심은정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벨기에 시장에 유통되는 브랜드로는 “Atag(Ariston Group, 이탈리아), Atlantic(프랑스), Bulex(벨기에), Itho Daalderop(네덜란드), Daikin(일본), Bosch(독일), Remeha(네덜란드), Stiebel Eltron(벨기에), Vaillant(독일), Viessmann(독일), Wolf(독일)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EU의 히트펌프 역내 생산역량 강화 정책에 따라 주요 제조사들 중심으로 유럽 내 대규모 생산 공장 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 5월 Daikin은 1억5000만 유로를 투자해 기존 벨기에 공장의 히트펌프 생산라인 증설 및 R&D센터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Daikin 유럽 법인은 벨기에에 총 12개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5개 공장에서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었다.

 

한편,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인근 지역에는 유럽 히트펌프 밸리(heat pump valley)가 형성 중인데, 중동부 유럽의 투자 결정 요인으로는 값싸고 숙련된 노동력 등이 꼽힌다.

특히, EU는 아시아가 세계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태양광·배터리 산업을 교훈을 삼아, 히트펌프 시장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생산 용량 확대 외, R&D 노력도 강화 중이다. 탄소발자국 감소, 컴팩트한 디자인, 설치 편의성 향상, 스마트 홈 기능 지원, 소음 감소,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EU는 지역난방, 대규모 히트펌프의 기술적 경쟁력이 앞서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벨기에에서 유명 기업의 히트펌프는 냉난방 전문 (수입)유통 업체, 시공 업체에 의해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현지 중소 유통·시공 업체에서는 수입한 부품을 현지에서 조립한 자체 브랜드를 판매하기도 한다.

한-EU FTA로 한국산 히트펌프에 수입 시 관세율은 0% 적용되며, 벨기에 판매 시 부가세는 21%이다. (2023년까지 노후 및 10년 내 신규 건물 설치 시 부가세 6% 감면)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 시장 내에서 유통되는 히트펌프의 경우 CE마크 인증이 필수이며, 그외 유럽 히트펌프협회 등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품질 라벨(EHPA QL)과 같은 에너지 효율성, 천연 냉매 사용 등을 입증하는 자율 인증으로 추가적인 제품 품질 인증이 가능하다.

탄소중립목표 달성과 냉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향후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EU는 글로벌 시장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생산역량 확대와 R&D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U 회원국 보조금 기준을 충족하려면 제품의 에너지 라벨 준수가 필수이므로, 유럽으로 수출되는 히트펌프의 경우 에너지 효율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벨기에의 경우,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는 최소 기준으로 공기열 A+, 수열 A+, 지열식 A++ 이며, 하이브리드 히트펌프의 경우 최소 계절 에너지 효율성(Ns) 110% 인 제품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심은정 KOTRA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은 “EU는 최근 히트펌프 냉매 물질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불화온실가스(F-gas) 규정을 개정하고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며 “국제적으로 불화온실가스를 규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관련 입법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천연냉매를 이용한 기술 개발 및 실용화 연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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