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원 발간, 에릭 딘 윌슨 지음

 

일인분의 안락함
일인분의 안락함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은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인 냉매를 소재로 쓴 책이 출판됐다.

서사원은 최근 환경과 인종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에릭 딘 윌슨의 저서 ‘일인분의 안락함’ 번역본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일인분의 안락함에서 저자는 환경 문제를 포함해 노동, 인종, 계급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주는 에어컨 문제를 정조준하면서 에어컨이 어떻게 인종적, 계급적 기득권의 ‘조용한 도구’가 되었는지를 다양한 예를 들어 보여준다.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은 어떻게 일과 노동의 구조, 인종적 지위, ‘개인의 편리함’을 만들어왔는가?

저자 에릭 딘 윌슨은 “지구온난화 관련 사망에 있어 온실가스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은 중·저소득 국가의 국민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과 인종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저자는 에어컨(을 포함한 냉각 장치)이 인종적, 계급적 기득권의 “조용한 도구”가 되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후위기 문제를 어떻게 전가하는지 날카롭게 파고든다. 또한 냉매(프레온, 기계적으로 열을 식히는 모든 냉각기에 사용되는 가스)가 어떻게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적극적인 방임과 기만, 무지 속에서 그야말로 생존의 울타리를 무너뜨렸는지 드러낸다.

1920년대 미국에서 발명된 냉매가 과학적 진보의 기적으로 환영받았던 시기부터 1980년대에 화학 물질을 금지하려는 노력(그리고 이어진 정치적 반발)까지 냉각제의 ‘수명’을 추적하는 동시에, 이 금지된 화학 물질을 파괴하기 위해 낡은 프레온 탱크를 사들이는 한 남자를 따라 미국 심장부를 여행한다.

저자는 인공 냉각을 불가피한 기술적 진보의 산물로밖에 보지 않는 우리가 무지로 인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지 자문한다. “새로운 화학물질의 파도가 칠 때면, 우리는 사회기반시설이나 습관, 생각의 변화 없이 냉매를 바꿔왔다. 나를 동요시킨 것은 냉매 자체가 아니라 냉매가 조장한 것이다. 무모하게 편안함을 수용한 결과 세상은 더욱 불안해졌다. 부유한 미국인들은 나머지 다른 나라들의 장기적 안락과 인류 그리고 인류 외 다른 생명체를 희생시키며 단기적 편안함을 샀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모두가 당장 에어컨이나 냉장고 사용을 중단하고 ‘냉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환경 정의의 핵심은 “거주민에게 수동적 또는 저에너지 냉방을 제공할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된 공공장소 및 주택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개인 냉방이 아닌 공공 냉방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우리에게 닥친 환경 위기는 우리를 현혹시키는 또 다른 기술 발전―에너지 효율이나 탄소 포집―이 마법처럼 해결해주지도 못할 것이다.

그 대신 저자는 “우리의 편협하고 개인화된,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욕망을 만들어내는 정치·경제·문화적 구조를 바꿈으로써 그 책임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서사를 전환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서사원은 “그동안 기후 위기 앞에 개인의 의무와 희생을 요구하던 주류 환경 운동의 수사학이 불편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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