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재생에너지 히트펌프 시장에 수열원 포함됐지만 아직 변화 느리고 대응도 부진

- IEA, 2030년까지 탄소중립 위해 난방부분 20% 히트펌프로 전환 필요성 강조…히트펌프 6억대 규모

- 유럽 난방시장, 앞으로 히트펌프가 가스보일러 대체하는 것 보편적으로 받아들여

- 영국 히트펌프 제조기반 부족함에도 불구, 2028년까지 매년 60만대 히트펌프 보급 계획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IEA/HPT 한국위원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IEA/HPT 한국위원

“화석에너지 소비를 낮은 가치의 난방이나 급탕 등의 형태에서 벗어나 높은 가치의 전력생산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원자력에너지와 함께 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고 열에너지 공급은 히트펌프로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히트펌프는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핵심기기인 만큼 온도에 따른 열에너지 통계가 있을 때 히트펌프의 보급목표, 현재의 생산체계, 인력상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묘년을 맞아 유럽을 중심으로 화석연료난방 대응 시스템으로 부각되고 있는 히트펌프 시스템에 대한 국내외 시장동향과 발전방향에 대해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IEA/HPT 한국위원)에게 들어본다.

현 화석연료 난방 대응기기로 히트펌프 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탄소중립의 국가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열에너지를 소비하는 형태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을 전력 기반으로 전환하는 전기화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방식은 히트펌프 대비해 기기 및 설치 가격이 저렴하고, 가스와 같은 연료 보급이 보편화됐다는 점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 환경에서는 에너지의 질적가치를 고려해야 하므로, 화석에너지 소비를 낮은 가치의 난방이나 급탕 등의 형태에서 벗어나 높은 가치의 전력생산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원자력에너지와 함께 전력공급을 위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고 열에너지 공급은 히트펌프로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IEA의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 현황 및 기술동향?

IEA에서는 일찍이 히트펌프 기술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관련된 기술협력프로그램(HPT TCP, Technology Collaboration Programme on Heat Pumping Technolgies)을 구성해 히트펌프 관련 기술에 대한 보급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HPT TCP에서 직접적인 기술개발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국가별 히트펌프 대표위원들을 통해 참여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R&D, 보급정책, 규제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탄소중립을 이끌어가는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한국, 일본, 미국, 캐나다 등의 아시아 및 미주 지역 국가의 참여가 활발하다.

최근에 IEA에서 보고되고 있는 다양한 히트펌프 관련 자료들은 HPT TCP 활동에 기반하여 제공되고 있다. 특히 2022년 11월에 IEA에서 발간된 “The Future of Heat Pumps”는 히트펌프 기술의 탄소중립 기여에 대해서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탈탄소 정책이 강화되면서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냉난방 시스템으로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 확대와 정책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데…?

전 세계 각국의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지원은 보조금과 세금지원, 대출지원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일본은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중국은 북부지방의 화석난방 대체수단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 유럽은 여러가지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영국은 보일러를 히트펌프로 전환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BUS(Boiler Upgrade Scheme) 제도와 히트펌프에 부가세를 감면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은 히트펌프 제조와 관련된 기반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2028년까지 매년 60만대의 히트펌프를 보급하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히트펌프 관련 시장도 신재생에너지 범위가 수열까지 확대되면서 히트펌프 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는데…현재 국내 시장 현황은?

A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으로 2030년까지 난방부분의 20%를 히트펌프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6억대의 히트펌프가 보급돼야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정도 규모를 위해서는 생산체계, 공급인력 등 현재의 히트펌프 산업체계 전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히트펌프 확산을 가정한 다양한 시나리오 설정, 규제 및 지원 효과 사례 분석 등을 통해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히트펌프 시장에 수열원이 포함되면서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아직 변화가 느리고 대응도 부진한 상황이다.

히트펌프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해 시급히 해결되야 할 과제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정리한 열에너지에 대한 통계가 부재하다. 이전 점을 고려할 때 우선적으로 Euro Heat Roadmap에 준하는 열 에너지 분석자료와 열에너지 통계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히트펌프는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핵심기기인 만큼 온도에 따른 열에너지 통계가 있을 때 전기화를 통한 기대효과를 산정할 수 있다. 이로부터 히트펌프의 보급목표, 현재의 생산체계, 인력상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개별 기술의 적절성을 위한 연구개발이 주류라면 앞으로는 미래에 바뀌게 될 히트펌프 주도 시장에서 어떻게 기술을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열에너지 통계에 기반한 히트펌프 보급계획과 이를 반영한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등 다양한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

유럽 등지에서 히트펌프 냉난방온수 시스템이 가스보일러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히트펌프가 가스보일러를 대체하는 것은 이미 유럽에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다. 앞서 언급한 영국의 BUS제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스보일러를 히트펌프로 대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스요금의 폭증을 유발했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REPowerEU 정책과 히트펌프 보급정책의 가속화를 유발하고 있다.

앞으로 히트펌프가 대부분의 난방시장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히트펌프 시장 동향 및 기술발전 방향에 대해?

히트펌프는 열에너지의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기이다. 그런 만큼 현재의 냉난방 방식을 히트펌프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보급 노력은 최대한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히트펌프는 제품으로 개발된 지는 오래됐지만 적용 속도는 더딘 만큼 기술과 더불어 보급을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해 히트펌프가 더 많은 영역에 사용될 수 있도록 생산온도를 높이고, 고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성 중앙대 교수는

1996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동대학원 기계공학과, 2002년 기계항공공학부에서 각각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건물 및 화재연구부 책임연구원, 2007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효율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을 거쳐 2015년부터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2008년부터 국제에너지기구/히트펌프 기술협력위원회(IEA HPT TCP)에 적극 참여하면서 히트펌프 기술발전과 보급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김민성 교수의 주요 연구분야는 열에너지변화 기술,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시스템, 히트펌프 및 열에너지네트워크 기술, 빅데이터 이용 고장감지 및 진단기술 등이다.

저작권자 © 냉동공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