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완만한 성장세 유지…'쾌적한 실내공기 유지' 기능 에어컨 큰 인기

-올 상반기 반도체 부족, 상하이 봉쇄 조치 등 수급 차질로 소폭 하락

일본의 가정용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059억 엔(약 7조 8,607억원)으로, 2009년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트라 도쿄무역관이 발표한 일본 가정용 에어컨 시장 조사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의 가정용 에어컨 시장 규모는 8,059억 엔(약 7조 8,607억원)으로, 2009년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출하대수 역시 986만 대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가정용 에어컨 일본 국내 출하 실적 추이(2001~2020년)(출하 대수는 청색 그래프로 왼쪽 축. 단위: 1,000대. 출하액은 적색 그래프로 오른쪽 축. 단위: 100만 엔)[자료: JRAIA(일본 냉동공조 공업회) 자료에 기반해 도쿄 무역관 작성]
가정용 에어컨 일본 국내 출하 실적 추이(2001~2020년)(출하 대수는 청색 그래프로 왼쪽 축. 단위: 1,000대. 출하액은 적색 그래프로 오른쪽 축. 단위: 100만 엔)[자료: JRAIA(일본 냉동공조 공업회) 자료에 기반해 도쿄 무역관 작성]

하지만 2022년 5월 일본의 가정용 에어컨 국내 출하 금액을 살펴보면 750억 엔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예년 대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것에 대해 코트라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중국 상하이 봉쇄 조치의 여파로 에어컨 제조사 측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6월 기상청 관측 사상 처음으로 40℃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연일 기록적인 무더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에어컨 수요도 크게 증가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에어컨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결품이 발생하는 가전매장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일본의 경우, 에어컨은 대부분 국내 생산이지만, 일부 부품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 도시 봉쇄는 지난 6월 1일부로 해제됐지만 수송을 포함하는 전체 서플라이 체인이 정상화 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에너지 효율은 물론이고 세련된 디자인, 바람의 세기/방향, 제습/가습 등의 세부 조절 기능을 갖춘 에어컨에 대한 인기가 높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쾌적한 실내 공기 유지' 기능이 부착된 에어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본 에어컨 제조사들은 해당 기능을 포함한 제품 개발에 주력 중이다. 예를 들어 파나소닉 가전의 대명사가 된 <nanoe>, 샤프의 <플라즈마 클러스터> 등 이온을 이용한 공기 청정 기능 탑재 에어컨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환기 기능을 갖춤으로써 냉·난방 운전을 하면서도 신선한 외부 공기를 들여올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에어컨도 등장했다. 또한 가정용 에어컨 관리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필터 청소를 사람이 하지 않아도 에어컨에 자동 필터 청소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에어컨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외의 트렌드로는 다른 가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IoT나 AI 기능 탑재를 통해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와 연동된 정밀 공조 관리가 가능한 모델 등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일본의 에어컨 전체 수입 규모는 약 14억 4,1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수입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약 10년 동안은 수입금액 기준으로 약 15억 달러 전후, 수입 수량 기준으로는 약 600만 대 전후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 수입금액(2021년 기준)을 살펴보면, 중국이 13억 5,700만 달러(전년대비 +14.9%, 국가별 셰어 94.1%)로 압도적 1위의 독점 상태다. 태국이 2위로 8,000만 달러(전년대비 ▲26.2%, 국가별 셰어 5.6%)인데,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양상이다. 3위는 대만으로 200만 달러(전년대비 374.5%, 국가별 셰어 0.2%)다. 한국은 순위상으로는 6위이지만 수입액 26만 달러, 국가별 셰어 0.02%로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부품 생산 공장 가동이 중지되는 등 생산 거점으로서의 불안정성이 드러나고 있어, 일본 에어컨 메이커들이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현재 중국 독점 상태가 급변할 것이라고는 속단할 수 없으나,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점은 틀림없어 보인다. 향후 일본 메이커의 대응에 따라서는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확대도 충분히 기대 가능할 것이다.

일본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은 파나소닉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인 가운데 다이킨공업이 이를 추격하는 구도다.

NIKKEI 신문의 추계(2016)에 따르면, 일본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는 파나소닉(22.4%), 2위 다이킨 공업(18.1%), 3위 미쓰비시 전기(16.2%) 순이며, 히타치-존슨컨트롤즈 공조, 후지쓰 제너럴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한편, 다이킨공업의 자체 조사 발표(2021년. 가정용 에어컨 국내 판매 대수 셰어)에 따르면, 최근 다이킨의 시장 점유율이 18.7%에 달해 파나소닉을 제치고 17년만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보도도 있다.

 

에어컨 (업무용 포함) 일본 국내 셰어(2020년. 기업별 생산 베이스. 단위: %)[자료: 야노 경제연구소]
에어컨 (업무용 포함) 일본 국내 셰어(2020년. 기업별 생산 베이스. 단위: %)[자료: 야노 경제연구소]

야노경제연구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일본 내 업무용 에어컨 포함한 기업별 에어컨 생산 베이스 1위는 파나소닉(20.2%), 2위 미쓰비시전기(14.4%). 3위 히타치 BS(12.9%) 순이며 그 뒤를 이어 도시바캐리어(10.9%), 다이킨공업(9.2%), 미쓰비시SS(9.0%)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그간 '업계 유일'을 표방해온 다이킨공업의 대표 에어컨 제품 '우루사라(촉촉뽀송) X' 시리즈의 환기 기능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것이 최근 다이킨공업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참고로 '우루사라 X'는 일본의 가전 전문 웹사이트인 '가전 Tech'와 트렌드 전문지인 'Get Navi'가 공동 주관하는 <가전 대상 2021-2022>에서 가전 대상 부문 동상, 에어컨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이킨공업의 공조생산본부 오카모토 다카히로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내는 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창문 환기와 세탁물의 실내 건조, 집에서 요리하는 빈도수의 증가로 실내 공기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 실내 습도 상승이 두드러져 2020년 6월에는 전체의 80%가 넘는 가정에서 실내 습도가 60%를 웃돌았고,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습도 70%나 80%를 초과하는 가정은 2019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 룸에어컨은 환기 기능뿐만 아니라 뛰어난 제습 성능과 항균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냉동공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