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많은 기존 흡수식 냉온수기 등 대체 가능

-3년 내 1000억 매출 달성…10년 내 1조 시장 커질 것 기대

 

KT가 공기열 히트펌프를 활용한 냉난방 신사업을 추진한다. 전국 여섯 곳의 광역본부 중 하나인 전남전북법인을 통해서다.

KT 류평 전남전북법인고객본부장(상무)은 서울 광화문 회의실에서 7월 13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공기열 히트펌프'로 냉난방설비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공기열을 이용하면 경제성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건물 부문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공기열이 아직 법령상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아 건축물 재생에너지 이용량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법령 개정이 과제로 꼽힌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원에서 열에너지를 얻어 냉난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외부 에너지를 가져와 투입한 전력에 비해 큰 냉난방 효과를 볼 수 있고, 땅속이나 물에서 열을 얻어 쓰는 것이 가능해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서울시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4600만톤 가운데 68.7%가 건물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고, 건물에 사용되는 에너지 중 50~60% 가량이 냉·난방 설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냉·난방 장치에 사용되는 '흡수식 냉온수기'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KT는 공기열을 활용한 '히트펌프' 방식으로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면 경제성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이 모두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다른 열원에 비해 제어가 어렵고 냉난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응신 명지대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는 "한국은 겨울은 영하 10도, 여름은 40도로 공기 온도가 급변해 열에너지를 잘 뽑아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최근 히트펌프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며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공기열 히트펌프가 활성되려면 법령상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EU, 중국, 일본과 달리, 현재 한국은 이를 재생에너지로 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공기열 재생에너지 포함 여부를 광역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도록 하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올해 4월 처음 발의하는 등 국회에서는 이제 논의가 시작된 상황이다.

KT는 자사의 강점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ICT) 기술과 공기열 히트펌프를 접목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제성이 높은 공기열 히트펌프와 ICT 기술을 접목하면 건물 단위 공기질 측정, 온실가스 관리, 에너지 사용량 최적화 등 건물 분야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관련해 KT는 'AI 빌딩 오퍼레이터'와 공기열 히트펌프의 융합도 고려 중이다. AI 빌딩 오퍼레이터는 빌딩설비 자동화 시스템에 AI 알고리즘을 접목해 냉난방 설비를 최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AI가 자동으로 빌딩 안팎의 환경 정보를 확인해 설비를 제어하므로 에너지를 기존보다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공기열 히트펌프와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류 본부장은 "일본에서도 공기열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며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며 “관련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면 KT가 3년 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공기열 시장도 10년 안에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최근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ESG 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달에는 2050년까지 기업의 탄소 배출을 '0'으로 줄이는 글로벌 캠페인인 'RE 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최종 승인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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