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021년 히트펌프 판매량은 전년비 28% 증가…신축 단독주택 설치율 약 54%, 다세대 주택은 약 30.6%

-화석연료 난방서 히트펌프로 교체 시, 주택 소유자 35% 보조금 혜택

-국내 기업, 가격 경쟁력 및 공급력 갖추면 시장확대 기회...LG전자 독일 히트펌프 시장 최근 진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자립이라는 목표가 조명을 받는 가운데, 건물의 CO2 배출 감소와 화석연료의 의존성을 낮추는 부분에 있어서 히트펌프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독일 히트펌프 산업은 기후중립 목표 하에 정부 차원의 도입 확대 노력과 더불어 꾸준한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높은 에너지 효율성으로 매우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독일 프랑크푸르트 조정윤 무역관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국내 기업은 독일 히트펌프 시장 진입 기회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일반적으로 전기를 통해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히트펌프는 화석연료 난방 방식보다 2~5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공기, 토양 및 지하수 등 환경 에너지의 75%를 사용해 열로 전환하는 히트펌프는 기후 목표 달성의 중요한 역할 및 미래의 난방 기술로 간주되고 있다. 일례로 4인 가구 및 200㎡ 다세대 주택을 기준으로, 난방유는 친환경 에너지 방식의 히트펌프보다 연간 25배가 넘는 CO2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히트펌프 협회장인 바닝(Paul Waning은 “히트펌프는 독일의 표준 난방 시스템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라며 “히트펌프 산업은 세계적인 역경에도 불구하고 건축부문의 탈탄소화에 필요한 기후 친화적 테크놀로지를 제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올해 발표된 독일 히트펌프협회(Bundesverband Wärmepumpe e.V.)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 히트펌프 산업의 연간 매출은 약 28억 유로이고, 신규 설치 규모는 약 15만대에 이른다.

 

독일 히트펌프 판매량
독일 히트펌프 판매량

2020년 히트펌프의 판매량 전년 대비 40% 성장이라는 기록적인 해를 보낸 히트펌프 산업은 2021년에도 전년 대비 28%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다시 한번 큰 성장세를 보였다.

독일 히트펌프협회와 통계기관 Statista에 따르면, 독일의 히트펌프(공기/물 방식, 지열 방식)의 2021년 판매량은 약 15만4000대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판매된 히트펌프(15만4000대) 전체 중 82%의 점유율을 차지한 공기/물(AiR to Water) 방식의 히트펌프(12만7000대)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33%까지 증가했다. 또한 지열 방식의 히트펌프(점유율 18%)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2만7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더불어 독일 공영방송 뉴스인 타게스샤우(Tagesschau)가 독일 히트펌프협회와의 인터뷰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1분기 히트펌프 기기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정치권 화석연료 난방 시스템 금지 논의, 히트펌프 수요 증가 불러

신축 건물의 히트펌프 설치율 역시 붐(Boom)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Statistisches Bundesamt)에 따르면, 2015년 당시 31.4%의 점유율을 보였던 히트펌프는 2021년에 지어진 신축 건물의 50.6%에서 1차 난방으로 설치됐다. 이와 더불어 2021년 완공된 단독주택(1 또는 2세대 거주 가능한 단독주택)의 경우, 히트펌프 설치율은 약 54%에 이르렀으며, 다세대 주택의 경우는 약 30.6%를 나타냈다.

이 보고서에서 독일 히트펌프 수요 증가 요인을 에너지 비용의 상승과 독일 연방정부의 히트펌프 확장 계획을 꼽았다.

현재 독일에서 기존의 가스와 오일 방식의 난방에서 벗어난 히트펌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에너지 비용의 상승은 한 예가 될 수 있다.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고유가 및 가스 가격의 상승 이전부터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비용의 상승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고비용이 야기할 결과에 대한 불안감을 촉발시켰고, 이는 히트펌프의 판매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순수 화석연료 난방 시스템 금지에 대한 정치적 논의 역시 히트펌프의 수요 증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1월 히트펌프 보급을 대폭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인 하벡(Robert Habeck)은 기후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히트펌프 설치 목표를 2030년까지 400만 대에서 600만 대까지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 한 예로 기존의 화석 연료 방식의 난방에서 히트펌프로 교체할 경우, 주택 소유자는 35%, 오일 방식의 난방에서 히트펌프로 교체할 경우는 45%의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히트펌프의 인기 상승은 결국 해당 업계의 사업 확장을 의미한다.

독일의 냉난방 시스템 제조기업 비스만(Viessmann)은 최근 향후 3년간 기술 개발을 중심으로 10억 유로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참고로 비스만의 2021년 히트펌프 사업 부분은 전년 대비 무려 41%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보쉬(Bosch Thermotechnik)의 히트펌프 사업 역시 2021년 전 세계 기준으로 38% 성장했으며, 향후 5년까지 히트펌프 사업에 3억 유로 투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바일란트(Vaillant)와 스티벨 엘트론(Stiebel Eltron)은 매년 수만 대의 히트펌프를 생산하는 등 독일 히트펌프 제조기업들의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아시아 기업의 히트펌프 독일 시장 진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쓰비시(Mitsubishi Electric), 다이킨(DAIKIN), 히타치(Hitachi)가 이미 진출한 가운데, LG전자는 최근 베를린 스타트업인 테르몬도(Thermondo)와 협력해 히트펌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테르몬도는 LG전자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히트펌프 렌탈 사업으로 고객층을 더욱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독일 시장, 모노블럭 방식의 히트펌프 수요 많아

독일 히트펌프 산업은 코로나19 관련 제한 및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연방정부의 히트펌프 설치 상향 목표에 힘입어 히트펌프협회는 올해 더 높은 판매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히트펌프로 교체하는 경우 지원되는 국가 보조금의 혜택은 히트펌프 시장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요소이다.

KOTRA가 진행한 독일 바이어 Mr. S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독일은 가스에서 대체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이며, 히트펌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었다. 또한 독일 시장에서는 특히 모노블럭(Monobloc) 방식의 히트펌프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전하고, 데시벨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고, 출력 수치가 8~22㎾ 사이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히트펌프 및 태양광 발전 사업이 향후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노블럭 히트펌프는 외부에 설치되는 히트펌프로, 실외기에서 직접 열을 발생시키고 지하 파이프를 통해 집 보일러실의 축열기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트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조정윤 무역관은 “현재 히트펌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독일 시장은 아시아 히트펌프 제조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지 않은 상태로 최근 LG전자의 히트펌프 시장 진출은 국내 기업에 독일 시장 진입이 가능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국내 기업이 독일 히트펌프 시장 진출을 위해 이러한 기회를 발 빠르게 포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올해 6월 한델스블라트는 아시아 기업이 독일 시장 진출 시 가질 수 있는 가격 경쟁력에 대한 독일 내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를 보도한 바 있다. 이는 결국 가격 경쟁력이 독일 시장 진출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조정윤 무역관은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전략에 대해 눈여겨보면서 한편으로 전 세계적인 공급망 이슈는 있지만 사전에 충분한 공급력을 갖춘다면, 독일 시장 진입에 있어 더욱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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