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에너지 소요량 최소화 위한 설비시스템의 정량적 성능효율방식 도입 필요

- 탄소중립 일환으로 그린리모델링 관심과 투자도 이루어져야

 

민준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술연구교수
민준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술연구교수

“향후 제로에너지빌딩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패시브 및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액티브 기술요소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에너지절감 및 탄소저감 효율이 혁신적으로 증대되는 설비 모듈(패키지)시스템에 대한 융복합시스템의 기술개발 확대가 필요하다.”

민준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술연구교수는 제로에너지빌딩의 단계적 의무화로 그동안 제로에너지하우스 등에 적용되던 시스템만으로는 경제성이 확보된 Net-Zero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친환경 고효율시스템의 적극 도입과 관련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기술의 융복합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 신축 건물부문의 제로에너지만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며 노후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GR) 사업 투자 확대, 스마트시티 구축망의 기본계획 수립시 건축물 냉열원에너지 사용 계획이 반영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로에너지빌딩이란

제로에너지빌딩(ZEB, Zero Energy Bui lding)은 사전적으로 사용에너지와 생산에너지의 합이 0이 되는 건물(Net Zero)로 자신이 사용한 에너지 소비량만큼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개념이다. 현재의 기술수준·경제성 등을 고려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Nearly Zero)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보급 중이다.

▶제로에너지빌딩의 국내외 시장 동향은

제로에너지빌딩(ZEB) 보급은 고효율 건축물 보급 활성화를 통한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 즉, 지구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및 각종 기상이변 등에 대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는 한국에너지공단(KEA)에서 주관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을 통해 보급이 활성화 되고 있으며 2017년 인증제 시행과 2020년 공공기관 의무화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으로 제로에너지빌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례로 건물이 전체 에너지소비의 약 73%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단위면적당 에너지소비량 50% 절감을 목표로 매년 600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단계적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시작됐는데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은 지난해부터 공공건축물 1,000㎡ 이상 대상으로 의무화가 시작이 됐고 2025년부터는 민간건축물 1,000㎡ 이상, 공동주택 30세대 이상 의무화가 시작된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홈페이지에 제공된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제도가 시작된 이후 2021년도 9월15일 현재 총 1,355건이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인증을 받았다. 그 중에서 94%인 1,274건이 2020년도 이후 인증을 받아 의무화 시행 이후 급격하게 증가된 것을 알 수 있다. 2025년 민간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본격화 되면 급격하게 인증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냉동공조 설비 업계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고려된다.

▶제로에너지빌딩에는 어떤 기술이 주로 적용되는지

제로에너지빌딩은 건축적인 패시브시스템과 기계설비적인 액티브시스템이 융복합된 에너지 자립형 건축물이다.

패시브시스템은 건물에너지 요구량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으로 벽체나 지붕의 단열 그리고 창호 등의 기밀성능 강화를 통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극대화 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폐열을 이용한 환기시스템이 중요해진다. 반면 액티브시스템은 냉난방시스템 관련해 고효율 장비를 사용해 건물의 에너지소요량을 최소화 하고 추가로 필요한 열 또는 전기에너지를 태양광발전, 태양열 급탕, 지열냉난방,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받게 된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요소에 대한 비용이 추가되므로 현재로서는 부담이 되므로 정부의 제도 개선 및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제로에너지빌딩의 상용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로에너지빌딩 규모가 커지면서 설비시스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는데

제로에너지하우스 또는 제로에너지 소규모 건축물에는 난방부하가 기본으로 패시브시스템과 열회수환기시스템 만으로도 Net-Zeꠓro 실현이 가능했다. 하지만 건축물 규모가 3,000㎡ 이상으로 커지는 업무용 및 상업용시설은 냉방부하 비중이 더 커지면서 냉방시스템 적용시 우선적으로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생산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고효율시스템이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

또한 패시브시스템도 건물 외피에 대한 냉난방부하 저감을 위한 요소기술과 단열강화 및 창호에 대한 일사부하를 최적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 창호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고단열·고기밀 시스템 적용으로 에너지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로에너지빌딩의 융복합시스템 현황 및 개발 방향
제로에너지빌딩의 융복합시스템 현황 및 개발 방향

▶액티브시스템 관련 국내 기업들의 기술개발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설비시스템의 기술수준을 제가 논할 수는 없지만 제로에너지빌딩에 적용되는 패시브시스템, 액티브시스템 및 신재생에너지 중 타 분야에 비해 설비시스템 분야의 대응이나 추진 전략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향후 시장확대를 위한 과제로는 제로에너지빌딩의 친환경·융복합에너지·고효율·지능형 설비시스템 분야의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패시브 및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액티브 기술요소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에너지절감 및 탄소저감 효율이 혁신적으로 증대되는 설비 모듈(패키지)시스템에 대한 융복합시스템의 기술개발 확대가 필요하다.

▶다양한 설비시스템이 제로에너지빌딩에 적용되기 위한 제도개선 사항이 있다면

제로에너지빌딩에 설비시스템 및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적용 시 무엇보다 해당 설비시스템의 정량적 성능효율을 반영해 선정되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즉 에너지소요량이 낮은 냉난방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상업용 건물의 중앙냉방시스템 선정 시 가스식 또는 축열식 60% 이상을 사용한다든지, 신재생에너지 선정 시 PV는 가중치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한다는지 이러한 에너지 효율적인 면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정량적 평가로 건물에너지소요량이 최소화되는 시스템을 선정할 수 있도록 제로에너지빌딩 확대를 위한 특례법 등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 대표적인 제로에너지빌딩을 소개한다면

국내 도서관으로는 전국 최초로 2018년에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본 인증을 획득한 아산 중앙도서관을 소개할까 한다. 저도 본 인증 후 답사를 다녀온 건물이기도 하다.

 

국내 도서관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아산중앙도서관 전경
국내 도서관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아산중앙도서관 전경

아산시 중앙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037㎡ 규모의 교육연구시설로 국가 에너지정책의 표준안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 제로에너지빌딩 시범사업으로 건립됐다.

이 건물은 방위를 고려한 창면적비, 외피면적 최적화, 최고등급 고기밀, 고단열 삼중창호, 내외부 단열재 시공방법 개선, 열교차단재 적용 등 패시브(Passive) 건축기술과 외부 전동차양, 열교환 환기시스템(전열교환기), BEMS(건물에너지관리 시스템), 고효율 조명, 자동제어시스템, 원격검침설비 등 액티브(Active) 기술, 지열 및 태양광시스템의 신재생에너지 적용 등 에너지관련 모든 공법을 적용해 전국 에너지절감 공공건축물 표준안을 마련했다.

 

아산중앙도서관에 적용된 지열HP
아산중앙도서관에 적용된 지열HP

아산시 중앙도서관은 제로에너지건축물 본인증(ZEB 5) 이외에도 패시브 건축물 본 인증(2.0L/㎡·a),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본인증, 녹색건축 일반등급 본 인증을 받아 국내 친환경 건축 관련 분야의 모든 인증을 획득했다.

▶탄소중립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보완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건설분야에서 친환경·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신축 건물의 제로에너지건물 의무화만으로 건물부문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 국내에는 15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 비중이 70% 이상 차지한다.

이러한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향상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 및 생활환경 등을 개선하는 그린리모델링(GR) 사업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관련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신도시 개발 시에는 도시기본계획 등을 사전에 수립해 도심 개발사업에 반영하는데 이와같이 도시의 에너지사용 계획도 지역 또는 지구단위에 의한 에너지그리드 구축망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건축물 냉열원 에너지사용 계획 시 반영하도록 스마트시티 구축 시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교수님의 그동안 관련 연구나 활동은

건물에너지 절감 분야에서 수행했거나 수행 중인 국책과제로는 건물용 냉난방배관 순환펌프 및 유량조절밸브 선정을 위한 수배관시스템 계산 프로그램 ‘Hyd-SAREK’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재원으로 개발해 대한설비공학회를 통해 업계에 지원하고 있다.

또 그 후속 과제로 한국산업단지공단 재원으로 BIM 연계 에너지절감형 통합수배관시스템 계산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가칭 ‘HydꠓOne’으로 냉난방수배관 및 소방배관용 수리계산 설계에 활용하는 계산 프로그램으로 11월 출시 예정으로 막바지 개발작업이 진행중이다.

또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재원으로 냉방부하 저감을 위한 반응형 스마트 스킨(창호) 기술 개발 그리고 한국에너지공단 주관으로 진행된 경제적인 ZEB 구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융합형 기획과제 발굴을 위한 2019 제로에너지융합얼라이언스에도 참여했다. 끝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재원으로 수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능동형 고효율 하이브리드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히트펌프 성능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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