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도 1.5℃ 상승 도달시기, 12년(2021~2040년) 앞당겨져

- 현재 지구 평균온도, 산업화 이전보다 1.09℃ 올라

- 최근 전 세계 홍수, 화재 등 재해…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벌어질 예고편일 뿐

 

폭염이 유럽 남동부 전역에 불을 지르면서 산불이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 접근하고 있다(사진  AFP)
폭염이 유럽 남동부 전역에 불을 지르면서 산불이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 접근하고 있다(사진 AFP)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이하 IPCC)는 8월 9일 지구온난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져 전례 없는 이상기후가 닥칠 것이라는 '6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09℃ 올랐으며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만 년 내 최악의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온도 상승폭이 1.5℃에 이르면 전례 없는 이상기후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8년 지구 온도 1.5℃ 상승폭 도달 시기를 2035~2052년으로 예측했던 것에서 3년 만에 12년(2021~2040년)이나 앞당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보고서는 인류에 대한 적색 경보로 경고음이 귀를 먹먹하게 만들고 있으며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석연료 연소와 삼림 파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의 목을 조르고 수십 억명의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지구 온난화가 지구상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많은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금 당장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미룰 시간과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최근 몇 달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화재, 홍수 등 극단적인 재해가 지구온난화가 지속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여주는 예고편일 뿐이라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가 당초 예측보다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후위기로부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1.5℃ 제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장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기업들이 파리협정의 목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며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와 같은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 방안 없이 상쇄효과(오프셋)에 의존해 공허한 넷제로를 선언하는 식의 그린워싱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 전문위원은 “2020년 신규 전력설비의 80%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채워졌고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이제 주류 에너지원이 됐으며 경제성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며 “화석연료의 퇴출을 위한 정책 결정권자의 결단, 그리고 빠른 전환을 위한 보상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비용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며 “늦장대응이 가져올 최악의 사회·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과학계가 제시하는 대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현재 수준보다 절반 이상 줄이고 2050년 이전까지는 반드시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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