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용 항온항습기, 공조기, 냉동기, 냉난방기 등 시공 및 유지보수 주력

- 올 1월 대전에서 세종시로 사업장 이전… 80평 규모 작업장, 자재보관실 구비

- 특수용도 냉동기의 컨트롤 제작 및 신냉매 적용한 친환경 냉동기 구현

 

MK공조냉동시스템 정현범, 홍지수 부부 냉동공조인
MK공조냉동시스템 정현범, 홍지수 부부 냉동공조인

최근 우리 주변에는 부부가 함께 일하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 집에서는 한 가정을 꾸려가는 부부로서 일터에서는 사업 파트너이자 동료로서 일과 일상을 함께 하는 달달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낸다.

냉동공조 시공 및 유지관리 분야에도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를 드물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냉동기를 만지는 일 특성상 시공이나 유지관리 업무는 주로 남편이 맡고 전화 응대나 견적, 세금계산서 발행 등 사무 업무는 부인이 보는 게 보편적이다.

이에 반해 보기 드물게 부부가 함께 손에 기름때를 묻혀가며 현장을 누비는 냉동인 부부가 있어 주위에 화제다.

 

부부이기 이전에 동료로서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듬고 잘하는 부분은 서로 응원한다는 정현범, 홍지수 부부
부부이기 이전에 동료로서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듬고 잘하는 부분은 서로 응원한다는 정현범, 홍지수 부부

축구 꿈나무에서 냉동공조인으로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에 위치한 MK공조냉동시스템 정현범, 홍지수 부부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줄며 함께 현장을 누비는 부부 냉동공조인이다.

부인 홍지수씨는 “냉동공조 현장에서 여성 기술인은 여전히 낯설고 손에 꼽힐 정도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남편 일이 바쁠 때 잠시 도와준다고 시작한 게 배관을 용접하고 전자회로를 만지는 매력에 빠져 이제는 일하는 틈틈이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정현범씨는 “집사람이 아직 서툴긴 하지만 배우려는 열정만큼은 누구 못지않다.”며 “부부이기 이전에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듬고 안아주며 잘하는 부분은 서로 응원하며 냉동공조 시공 및 유지관리 전문업체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MK공조냉동시스템이 문을 연지 햇수로 3년째다. 아직 회사 업력은 짧지만 정현범씨는 10년 넘게 냉동공조분야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과 관련 기술 노하우를 쌓아왔다.

정현범씨가 냉동업계에 입문한 시기는 2010년이다. 학창시절 프로 축구선수를 꿈꾸며 축구밖에 몰랐던 그는 불의의 사고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정현범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8년간 하던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나니 막막하고 딱히 할 게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늦은 사춘기까지 오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갈등으로 학업도 포기하고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던 중 에어컨 설치 사업체를 운영하던 친구의 권유로 에어컨 시공 일을 따라다니며 배운 게 냉동공조업계에 몸담게 된 계기가 됐다.

정현범, 홍지수 부부는 연예시절, 데이트 장소도 에어컨 시공현장인 경우가 많았다.

홍지수씨는 20대 중후반 아로마테라피 강사로 한창 꾸미고 멋 내고 할 나이였지만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냉매배관 작업을 할 때도 창피한 게 없었다고 말한다.

“아마 그때는 서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사랑하는 사람의 매력만 보이게 되니까 주변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또 에어컨을 설치하고 용접하고 벤딩하고 하는 일이 그리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았다.”고 미소지었다.

정현범씨는 2013년경 아이가 생기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게 됐다. 삼성전자 가전물류센터를 시작으로 항온항습기 및 냉동기 등 냉동공조 유지관리업체, 히트펌프 및 건조기 생산업체 등에서 유지관리 및 제조 업무를 담당하며 산업용 냉동공조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다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크면서 월급만으로 생활하기는 빠듯했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에어컨 시공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물론 부부가 함께 일을 다녔다.

정현범씨는 “MK공조냉동시스템이 사업체로 틀을 갖추기 시작한 시점이 이 당시로 처음엔 아르바이트로 하던 게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 연락오는 경우도 많아지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해야 해 2018년 초 아내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냈다.”고 말했다.

정현범씨는 일이 많아지면서 2019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MK공조냉동시스템을 오픈했다.

 

중대형 냉방기 시공작업
중대형 냉방기 시공작업

 

히트펌프 누설수리작업
히트펌프 누설수리작업

MK공조냉동시스템은 에어컨 시공 및 유지관리 업무를 기반으로 설립됐지만 지금은 항온항습기, 공조기, 냉동기, 냉난방기 등 산업용 냉동공조 시스템의 시공 및 유지보수 업무가 주력 사업이다.

특히 정현범씨가 제조업체를 다니면서 축적한 냉동기 컨트롤 분야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성품으로 대응할 수 없는 특수용도의 저온저장고용 및 칠러용 컨트롤 판넬은 직접 제작해 설치하고 있다.

주거래처는 대전시, 세종시, 청주시, 진천군, 음성군 등에 위치한 생산공장 특히 사출공장의 공조실, 전산실, 서버실 그리고 학교, 관공서 등이 대상이다. 농가나 식당용 저온저장고도 틈틈이 시공하고 있다.

MK공조냉동시스템은 부부가 함께 운영하다보니 견적부터 시공, A/S까지 고객의 입장에서 알기 쉽도록 꼼꼼하고 세심하게 진행된다.

견적은 같은 부자재를 사용하지만 거리와 작업시간 등을 고려해 세부적으로 이루어지며 설명을 통해 고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대응한다.

배관 시공시에는 밴딩작업으로 시공하기 때문에 우선 육안으로 확인되는 만족도를 높여준다. 특히 유지보수 시 긴급 건에 대해서는 자다가도 출동을 기본으로 하며, 꼼꼼히 점검해 충분한 설명과 수리완료 후 A/S보고서를 제출한다.

홍지수씨는 “우리는 시공보다 산업체나 관공서 등에 설치되어 있는 항온항습기, 공조기, 칠러의 유지관리 업무가 주력”이라며 “거래처 대부분이 기업체다 보니 A/S보고서는 담당자분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또 일자별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상호간에 좋은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공조기 팽창변 교체작업
공조기 팽창변 교체작업

 

항온항습기 유분리기 설치작업
항온항습기 유분리기 설치작업

부부가 함께하다 보니 견적부터 시공 A/S까지 꼼꼼하게 진행

부부가 함께 일하다 보면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게 마련이다.

정현범씨는 “처음에는 거래처분들이나 업계 동료분들의 이상한 시선도 있어 현장에서는 항상 작업복에 안전바, 안전모를 착용하고 일을 했다.”면서 “하지만 부부라는 것을 알고는 이제는 보기 좋다며 하나라도 더 챙겨 줄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함께 일하면서 업무상 소통문제로 부딪치기도 하지만 와이프가 같이 붙어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워낙 이 분야를 배울려고 하는 사람이라 같이 일하면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지수씨는 “공조냉동분야 그중에서도 시공이나 유지보수 일은 여자들이 발을 들여놓기도 또 취직을 해 일을 배우기도 쉽지 않은 분야”라며 “가끔 묻는 것을 귀찮아하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남편한테 배우면서 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고 무엇보다 남편이 뒷주머니를 찰 수 없다는 점이 저한테는 큰 매력이다.”라고 웃음지었다.

이어 “둘이 함께 일을 다니다 보니 아이하고 같이 할 시간이 많지 않아 부모로서 항상 미안함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가 가족카드 엄마, 아빠 직업소개란에 에어컨 실내기 및 실외기 그림과 함께 ‘냉난방기 의사’ 라고 적어놓았다. 어찌보면 현장직에 매일 작업복을 입고 다니고 해서 어린 마음에 조금은 창피할 수도 있을텐데 엄마아빠의 직업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함과 함께 티 없이 밝게 자라주는 것 같아 고맙다”고 전했다.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시험도 함께 준비중

정현범, 홍지수 부부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한 발 더 도약하기 위한 배움에 대한 열망도 크다. 이미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취득했고 올해 부부가 함께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준비 중이다.

 

대양냉동엔지니어링에서 산업기사 실기교육을 받고 있는 홍지수씨
대양냉동엔지니어링에서 산업기사 실기교육을 받고 있는 홍지수씨

이를 위해 대양냉동공조엔지니어링 김인술 대표가 운영하는 광주 소재 ‘무료 공조냉동실무교육장’에서 공조냉동기계 산업기사 시험을 대비한 이론 및 동관작업 실습교육을 받으며 틈틈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또 사업 시작 후 인터넷 벤드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업계 베테랑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정현범씨는 “광주, 창원, 안성 등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벤드를 통한 소통은 물론 일을 하다 난관에 봉착하면 해결책은 물론 작업이 끝난 후엔 좀더 자세한 피드백을 제시해주기도 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에 위치한 MK공조냉동시스템 전경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에 위치한 MK공조냉동시스템 전경

MK공조냉동시스템은 올해 1월 사업장을 대전시에서 세종시로 이전했다. 새로 이전한 사업장은 80평 규모로 사무실과 자재보관실, 작업실로 이루어져 있다.

사업장 문패는 냉동공조인답게 다 쓴 냉매통을 활용했다. 손재주가 좋은 부인 홍지수씨 아이디어란다.

 

폐냉매통을 활용한 ‘MK공조냉동시스템’ 문패
폐냉매통을 활용한 ‘MK공조냉동시스템’ 문패

정현범, 홍지수 부부는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10년 목표를 세웠다. 우선은 자만하지 않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도록 PLC, 인버터 컨트롤 제어 등에 대한 기술인으로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배움을 놓지 않는 것과 기성품으로 대응할 수 없는 특수용도 냉동기의 컨트롤 제작과 신냉매를 적용한 친환경 냉동기를 구현하는 것이다.

 

저온저장고 자체 제작 컨트롤 설치작업
저온저장고 자체 제작 컨트롤 설치작업

또한 지금도 가족봉사단으로 등록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여건이 허락되면 지역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어컨 기증이나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홍지수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MK는 아들 민기의 이니셜”이라며 “아들 이름을 걸고 최고의 부부 엔지니어가 되는 그날까지 우리 MK공조냉동시스템은 열심히 달려나가겠다고.”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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