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맥크린 임장균 대표

- 출고 당시 소비자가격 138만 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라벨도 선명

- 고압세척수로 냉각핀 사이사이까지 완벽하게 뚫어줘야

 

오래된 명품을 만나고 왔다.

"옛것이 좋은 것이여" 란 말이 딱 어울리는 1994년식 금성사 제조 GoldStar 벽걸이에어컨 세척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래 된 제품인데 굳이 세척을 하는 것보다는 새 제품을 사시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애착이 가는 물건이라고 꼭 세척해달라는 고객분 요청에 방문을 했다.

골목이 좁아서 주차도 멀찌감치 해놓고서 장비를 끌고 좁은 골목길을 돌아 세척 의뢰 고객 집 앞에 도착했다.

와우~~

연식에 비해서 좋아 보이는 외관 상태의 벽걸이에어컨, 세월의 흔적으로 전체적인 색은 좀 바랬어도 제법 명품티가 난다.

세척할 만한 공간이 없어서 골목길 한쪽 구석에 장비를 세팅하고 물은 떠다 나르기로 했다.

 

어딜 가든 원하는 세팅이 가능한 청맥크린의 고압세척기는 에어컨 청소업체가 다 부러워하는 명품 중의 명품이다.

혹시 분해 중 손상될까 작업판도 준비해주신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서 조심조심 신중하게 세척 작업에 임했다.

 

오래된 에어컨은 조금만 잘못 만져도 부러지고 만약 부품이 손상되면 단종이라서 구할 수도 없다.

먼저 신중하게 전체 상태를 눈으로 살피면서 작업을 어떻게 할지 구상해 본다.

제품 좌측 상단에는 아직도 GoldStar 마크가 선명하게 건재함을 과시한다.

 

나이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와우~~

또 한 번 탄성이 나온다.

출고될 때 붙은 가격 스티커가 아직도 붙어있다.

‘제조년월일 94. 5. 20’

 

 

30년이 다 되가니 강산이 변해도 3번은 변했을 시기인데 아직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참 대단한 놈이란 생각이 든다.

출고 당시 소비자가격은 138만 원, 1994년 대졸 초임, 대기업 연봉이 1200만 원이었으니 물가상승률을 적용해보면 엄청난 고가의 제품이었든 것 같다.

제품사양서 옆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라벨도 붙어 있다.

 

이제는 웬만해서는 보기 드문 제품이라 본의 아니게 감상을 하게 됐다.

제품 전체를 분석해 본 결과 이놈은 앞 커버를 통째로 분해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역시나 정확한 분석이었다. 앞 커버를 분리한 후 드레인판, 기판, 모터, 송풍팬 순으로 분해를 시작했다.

 

냉각핀은 속을 알 수 없게 검게 변해 있어서 세척해 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척 후 상태가 어떨지 기대된다.

송풍팬은 요즘 나오는 제품들하고 똑같은 것 같다. 크기만 맞으면 호환도 가능할 듯 싶다.

 

분해한 모터에도 1994년 제조일자가 크게 남아있다. 나이가 무색해 보일 정도로 외관 상태가 좋아 보인다.

 

분해한 모터와 기판은 멀리 치워두고 본격적인 세척작업을 시작한다.

우선 냉각핀은 전용세제를 거품으로 분사해줘서 세제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거품 분사 후에는 충분하게 기다려준 다음 고압으로 세척한다.

 

세척 전과 세척 후 색깔이 너무 달라진다.

청맥크린의 냉각핀 고압 세척은 고압세척수가 냉각핀을 관통해서 냉각핀 사이사이까지 완벽하게 뚫어주는 게 표준세척 작업이다.

에어컨 청소, 단순한 것 같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다.

냉각핀 세척 시 쓸어만 주게 되면 세척 후 세척 전보다 덜 시원하거나 덜 따뜻하게 된다. 세척 전에는 24℃ 설정해놓으면 시원했는데 세척 후 20℃로 설정해도 안 시원하다. 또 세척 후에 냄새도 난다.

세척 후 냉각핀 모습을 보면 오래됐어도 완전한 은갈치 색깔을 띤다. 어떻게 요즘 제품보다 더 좋아 보인다(?).

 

부품 세척을 하다 보니 금새 날이 어두워졌다. 랜턴 불빛에 의지한 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다.

말라버린 그리스도 보충해주고 송풍팬을 보니 물기가 얼어버렸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급강하해서 급작스럽게 얼어버린 듯하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서둘러 조립작업을 진행한다. 송풍팬, 모터, 드레인판, 기판까지 차례대로 끼우고 나서 한숨 돌린다.

아무리 봐도 냉각핀 색깔, 참 기가 막히게 깨끗한 듯하다.

30년이 다됐는데 새것과 똑같다.

참~~

먼지 필터는 앞 커버 밑에서 밀어 넣게 되어 있다. 필터 청소는 아주 쉬울 듯하다.

세척작업 후 조립이 완료, 고객분이 너무 잘됐다고 좋아하신다.

 

장비 철수하고 돌아서는데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건 뭔지?

금성사 제조 1994년식 GoldStar 벽걸이에어컨 분해 청소하면서 “옛것이 좋은 것이여”란 말을 한 번 더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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