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저장고·초저온급속동결고 전문 제작·시공업체

- 올 12월 중 연면적 400평, 건평 160평 공장 준공

- 저온저장고 보조사업으로 2,000여 동 시공 및 납품

- 2018년부터 초저온급속동결고 자체 개발… 신안군에 8대 납품

- 장학금 기탁 등 지역사회 나눔 및 봉사활동

 

정일 대건냉동이엔씨 대표
정일 대건냉동이엔씨 대표

부부가 함께 일하는 사업자들이 많은 것처럼, 부부가 함께 냉동공조업에 종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유)대건냉동이엔씨는 정일 대표와 부인 김명숙 씨가 서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며 꾸려가는 냉동냉장설비 제작 및 시공 전문업체다.

대건냉동이엔씨는 1993년 광주에서 중대형 저온저장고 및 쇼케이스 시공·유지관리 전문업체로 설립되어 현재는 농수축산물 저온저장고를 기반으로 초저온 급속동결고(냉동고), 특수 냉동 응용장치 등의 제작, 설치, 유지관리 전문업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일 대표는 학창시절, 공부보다는 기계에 관심이 더 많았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조금은 방탕한 생활을 하던 차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간 곳이 업소용 쇼케이스를 하던 ‘대동냉동’이란 업체였다. 그곳에 첫발을 디딘 것이 인연이 돼 냉동냉장 일이 평생 직업이 됐다고.

하지만 순탄한 여정은 아니었다. 정일 대표는 한 번의 큰 고배와 재기의 경험을 갖고 있다.

정일 대표는 처음 직장이었던 대동냉동에서 3년 정도 근무하면서 업무 관련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하지만 아무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일이라 업무를 하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다. 따로 책을 사서 공부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서비스 현장을 다니면서 선임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기계에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했던 정일 대표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서울로 상경해 대건상사에서 2년 정도 기술을 더 익혔다. 지금의 상호도 많은 것을 보고 배웠던 대건상사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어린 나이지만 직장을 다니면서도 언젠가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1993년 실행에 옮겼다. 그 당시 마인드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시작해야지 망하더라도 재기가 쉽다는 좀 엉뚱한 구석이 있었다.”

정일 대표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대건냉동이엔씨 상호를 달고 대형 마트용 쇼케이스와 중대형 저온창고 위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슴에 새긴 두 단어가 ‘정직과 신용’이라는 정일 대표는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과 완벽한 시공, 그리고 신속한 서비스 대처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너무 어린 나이에 창업하다 보니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많아 자격증 취득 및 2001년 기능경기대회 전주지방대회에서 냉동기술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001년 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부문 금상 수상

대건냉동이엔씨는 설립 후 4~5년간 광주지역에서 중대형 저온창고 전문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쇼케이스 자체 제작 및 시설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와 맞물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주요 거래처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공사대금 지급이 제때 이루어지질 않았다.

대건냉동이엔씨는 주로 50평 이상의 대형 저온창고 위주로 시공을 했기 때문에 자금 회전이 안 되면 바로 협력업체들의 독촉과 제품공급 중단으로 이어졌다.

정일 대표는 처음엔 젊다는 오기로 버텼지만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IMF 다음 해에 회사를 폐업하고 호구지책으로 다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한다.

“처음엔 좌절도 했지만 창업 당시 갖었던 ‘젊었을 때 망해야 재기도 쉽다’는 신념처럼 재기를 모색하면서 그 후 귀향해 2007년 목포 용해동에 대건냉동이엔씨의 문을 다시 열게 됐다.”

정일 대표는 재창업 후 홍보전단지와 스티커를 가지고 다니며 직접 홍보도 해봤지만 기존 거래처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좀 적게 벌더라도 회사 이름을 알리고 거래처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게 3평, 5평 정도의 저온저장고 군 농어가보조사업이다.

“군 농어가보조사업도 처음부터 우리가 한다고 할 수 있는 사업도 아니다. 2~3년간의 시공실적도 있어야 하고 관련 자격요건도 갖춰야 한다.”

정일 대표는 2년여 동안 회사소개서만 들고 군청 등에 홍보를 다녔다고 한다.

대건냉동이엔씨가 저온저장고 군보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9년 잔여 사업부터다. 군 보조사업으로 나오는 저온저장고는 평수는 작지만 물량이 꾸준히 나와 회사 재정에 큰 도움이 됐다. 그 당시 1년에 가장 많이 시공한 게 280여 대 정도다.

정일 대표는 군보조사업을 했던 첫해가 대건냉동이엔씨가 냉동냉장설비 업체로서 새로운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저온저장고 군 보조사업, 재창업 후 기반 다진 전환점

대건냉동이엔씨가 지금 위치한 무안군 삼향읍으로 이전한 시점은 2011년. 목포대교 개통을 앞두고 부동산이 폭등하면서 고육지책으로 목포에 인접한 가구보관창고로 사용하던 곳을 구입해 새로 터를 잡았다.

무안으로 이전한 후 법인으로 전환하고 무안을 기반으로 신안군, 진도군, 영암군 등 전남 서부권을 위주로 영업망을 구축해 나갔다.

이때부터 3평, 5평 저온저장고뿐 아니라 30~50평 규모의 산지가공 저온창고 등 규모가 큰 군 보조사업도 가끔 하게 됐다.

정일 대표는 “산지가공 저온창고는 대형창고 다 보니 저장농산물이나 고객 니즈에 맞춰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한 시공과 이상 발생 시 신속한 A/S 대응은 필수적”이라며 “신안군이 섬이 많은 지역이라 냉동기나 저온창고 고장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고객들의 재산인 농수산 제품이 피해 입지 않도록 24시간 내 A/S 처리 방침을 세우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대건냉동이엔씨의 제품에는 정일 대표가 직접 제품을 설비 시공하고 유지관리하면서 제품이나 기자재를 재검증하고 적용한다.

특히 콘덴싱 유니트나 냉동기, 유니트 쿨러의 경우, 저장 농수산물이나 현장 여건에 맞게 개선 요구나 문제발생 시 피드백이 빠른 업체와 돈독한 거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대건냉동이엔씨에서 시공한 산지가공 저온창고 모습
대건냉동이엔씨에서 시공한 산지가공 저온창고 모습

 

산지가공 저온창고 실내 유니트 쿨러 설치 모습
산지가공 저온창고 실내 유니트 쿨러 설치 모습

대건냉동이엔씨의 영업 및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인 김명숙 씨는 “저온저장고 한대를 설치할 때 내가 10만원 정도 더 들여 제대로 된 제품이나 기자재를 적용하고 또 통일된 설치작업이 이루어지면 설치 후 서비스도 줄어들고, 서비스 발생 시에도 전화 상담만으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 요구에 귀기울이고 조금 욕심을 버리는 것이 타 업체와 다른 우리 회사만의 운영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명숙 씨는 최근 인터넷이나 SNS 등이 보편화 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블랙컨슈머로 인한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냉동업자들은 영업지역이 한정돼 있어 잘잘못을 떠나 한번 입방에 오르면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우리 잘못이 없음에도 고객 피해를 최소화 해주기 위해 약간 틈을 보이면 그것을 꼬투리를 잡아 과도한 피해보상금을 요구하거나 피해를 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보상을 요구하고 그게 안 되면 고의적, 상습적으로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건냉동이엔씨의 농수산물 소형 저온저장고 지원사업 수주실적을 보면 2009년 4동을 시작으로 2010년 66동, 2011년 136동, 2012년 184동, 2013년 286동, 2014년 191동, 2015년 95동, 2016년 75동, 2017년 50동, 2018년 48동, 2019년 63동, 2020년 54동으로 2015년부터 매년 급감하고 있다. 이는 대형 산지가공시설 공사가 차지하는 면이 많아지면서 소형 저온저장고가 줄어든 자연스레 생긴 현상이다. 2019년 19억의 매출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귀기울이고 조금 욕심을 버리는 게 회사 운영방침

대건냉동이엔씨는 요 몇 년 사이 지역적 영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초저온급속동결고와 특수냉동응용장치 등을 사업 아이템에 새로 추가하며 활발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초저온급속동결고 출고 전 테스트 모습
초저온급속동결고 출고 전 테스트 모습

정일 대표는 “저온저장고 군 보급사업은 지난해부터 물량도 줄어들고 또 등록요건만 갖추면 업체 등록을 해주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해져 기존 업체 입장에서는 점점 메리트를 잃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 수산물의 장기보관이나 택배 배송 등이 급증하면서 해동시 생물과 거의 동일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급속동결고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2018년 제품 개발을 끝내고 지난해부터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이원냉동기 1차측에는 R404A나 R22를, 2차측에는 R23을 많이 사용한다.

이렇게 사용하면 증발압력이 너무 낮아 압력도 적게 걸리게 된다.

대건냉동이엔씨의 초저온급속동결고는 자체 노하우로 냉매 혼합비를 조절한 혼합냉매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정일 대표는 “기존 R23 냉매 사용시 -60~70℃ 떨어졌을 때 압력은 0.5bar 정도인데 반해 우리 혼합냉매를 적용하면 압력이 보통 3bar 이상 걸린다.”면서 “압력이 높게 걸리므로 열량이 높아 오일회수가 잘되므로 기계 고장 횟수가 줄어드는 게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일 대표는 “압력이 너무 떨어져 저압이 되면 기계가 고장이 잦아져 수명이 2년 정도로 짧아진다”면서 “우리 제품은 소비자의 관리도 따라야 하겠지만 10년 정도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저온급속동결고 외관 모습
초저온급속동결고 외관 모습

 

초저온급속동결고 내부 모습
초저온급속동결고 내부 모습

기계설비공사업 면허 등록, 직접생산확인증명서도 발급받아

대건냉동이엔씨 초저온급속동결고는 지난해 신안군 지원사업을 통해 새우양식협회에 8대 납품된 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

무엇보다 기존 급속냉동고는 새우를 얼리면 온도가 늦게 떨어져 새우 아가미 부분이 까매지고 해동 후 맛도 떨어지는 반면 대건냉동이엔씨 제품은 급랭을 시키므로 변색이 없고 해동 시 맛도 생물과 거의 비슷하며 배송 시에도 잘 녹지 않아 상품가치를 높여준다는게 고객들의 평가다.

이 제품은 새우 1톤 기준으로 12시간 정도에 급랭할 수 있다. 제품 용량은 고객 요구 스펙에 따라 소용량부터 중대용량까지 다양하게 제작이 가능하다.

정일 대표는 “초저온급속동결고의 경우, 가격이 비싸 군 보조사업이 아니면 일반 양식 어가에서 설치가 쉽지 않은 데 사용하는 분들의 좋은 평가가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면서 개별적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며 “새우뿐 아니라 미역, 고구마, 홍시 등 다양한 농수산물 급속동결고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차 방문한 대건냉동이엔씨 냉동고에도 자연산 미역, 꽂게, 새우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실험용으로 만들어 놓은 냉동고에 미래의 고객들이 상품을 가져다 테스트 중이라고 한다.

대건냉동이엔씨는 초저온급속동결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공장을 신축 중이다. 올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신축공장은 연면적 400평, 건평 160평으로 일부 복층구조에 사무실 및 기숙사도 갖추어진다.

 

현 공장 인근에 신축 중인 공장 공사 모습
현 공장 인근에 신축 중인 공장 공사 모습

또 본격적인 생산에 앞서 직접생산확인증명서도 발급받았으며 조달청 입찰 등 관급공사 수주를 위해 기계설비공사업 면허도 등록하는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올 2월 17일 신안군청에서 열린 장학금 기탁식(왼쪽부터 박우량 신안군수, 대건냉동이엔씨 정일 대표, 부인 김명숙 씨)
올 2월 17일 신안군청에서 열린 장학금 기탁식(왼쪽부터 박우량 신안군수, 대건냉동이엔씨 정일 대표, 부인 김명숙 씨)

대건냉동이엔씨 정일 대표와 부인 김명숙 씨는 일하는 틈틈이 지역사회를 위해 섬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쌀 기부, 지역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 기탁 등은 물론 지역 봉사회에 가입, 급식봉사, 농촌일손돕기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정도까지는 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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