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여객기의 공조 시스템

왜 가정용 에어컨에 적용할 수 없을까?

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여객기의 공조 시스템

왜 가정용 에어컨에 적용할 수 없을까?

-여객기 에어컨은 프레온가스도 사용하지 않는데 왜 차가울까?

여객기 에어컨은 프레온가스 등 냉매를 사용하지 않아도 공조가 가능한 재미있는 구조를 이용하고 있다.

가정용 에어컨이나 자동차 에어컨과 달리 여객기 에어컨은 에어사이클 머신(Aircycle Machine)에 의한 공기의 단열 압축과 단열팽창을 이용해 냉기를 만드는 방식이 적용되어 있다.

그럼 가정용 에어컨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

가정용 에어컨(카 에어컨)은 프레온 가스라는 냉매를 배관을 이용해 실내와 실외를 순환시킴으로써 열 이동을 하고 있다. 방(차내)의 열을 냉매가 흡수해 실외(차외)로 방출하므로 히트펌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정용 에어컨은 압축→응축→팽창→증발의 냉동 사이클을 반복해 실내 냉방을 실시하고 있다.

 

에어컨의 냉동사이클
에어컨의 냉동사이클

① 압축기(COMPRESSOR) : 기화한 냉매를 압축해 승온

② 응축기(CONDENSOR) : 방열(옥외)에 의해 냉매를 응축시켜 액화

③ 팽창밸브(EXPANSION) : 냉매를 감압팽창시켜 증발하기 쉬운 미스트 상태로 만든다.

④ 증발기(EVAPORATOR) : 냉매를 증발기화시키는 것으로 에바포레이터 본체가 차가워지고, 거기에 팬으로 공기를 흐르게 하는 것으로 차가운 냉기가 나온다.

가정용 에어컨(카 에어컨)은 이 4가지 기본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냉동사이클이라고 불리는 ①~④의 공정을 반복함으로써 더운 방안을 식힐 수 있다.

이 장치에서 대량의 전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압축기의 구동 모터다. 이것을 어떻게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고효율로 만들 것인가 하는 방법을 각 가전업체가 연구 개발해 신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객기 에어컨의 구조

여객기에 사용되고 있는 에어컨 시스템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압축공기만 있으면 간단하게 냉기를 만들 수 있는 매우 유능한 시스템이다. 물론 상시 압축공기를 만드는 동력과 제어 회로용 전기가 필요하다.

항상 가벼움이 요구되는 항공기에 있어서 이 에어사이클 방식은 가볍고 심플하고 가스누출도 없고, 견고하고 신뢰성이 높음과 동시에 기내의 기압을 생명유지에 필요한 환경으로 여압하는 공기펌프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한편으로 복잡한 구조의 에어사이클 머신(Aircycle machine)이지만 실물은 자동차의 터보차저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보잉 747에 탑재되어 있는 시스템도 이와 같이 심플한 구성이다.

 

보잉 747에 탑재되어 있는 에어사이클 머신
보잉 747에 탑재되어 있는 에어사이클 머신

에어사이클(Air Cycle) 방식이란 가까운 예로는 부풀어 오른 풍선의 입구를 느슨하게 하면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공기가 차갑게 느껴지거나 고압가스가 봉입된 스프레이 캔을 장시간 분출시키면 캔이 차가워지는 현상과 비슷하다.

에어사이클 방식은 압력이 높은 상태의 압축공기를 급격히 팽창시켜 압력을 낮춤으로써 저온의 공기를 얻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풍선이나 스프레이 캔이 분출하는 찬 공기는 잠깐이지만 에어사이클 머신(ACM)은 에어컨에서 필요한 동안 상시 대량으로 냉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다.

냉기를 만들어내는 공급원

에어사이클 방식의 공조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대량의 압축공기가 필요하다.

그 공급원으로는 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있다.

① 제트 엔진의 압축기에서 추기한 연소 전의 청정한 압축공기

② 보조 동력장치(APU)에서 공급되는 압축공기

③ 지상설비나 ASU(Air Start Unit)차 등 B787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제트 여객기(B737·B767·B777·A320 등)가 이 원리로 공조를 실시하고 있다.

 

여객기의 에어사이클 머신 작동도
여객기의 에어사이클 머신 작동도

공기 사이클 머신의 작동도를 보면 에어사이클 머신에 공급된 압축공기의 온도와 압력이 ①~⑦사이에 어느 정도 변화하는지 알 수 있다.

공조 시스템의 작동에는 비행 중(메인 엔진)·지상 주기 시(APU)에 추기한 다량의 압축공기(온도 약 180℃/압력 2.6기압)를 Air Conditioning Unit에 공급해야 한다.

① 엔진에서 공급된 압축공기를 냉각하는 열교환기

② 공급된 공기를 더욱 압축하는 ACM 컴프레서

③ 고온이 된 압축공기를 냉각하는 메인 열교환기 입구

④ 램 에어(상공 -50℃~지상 40℃의 외기) 유입구

⑤ 유입된 외기는 열교환 후 배출

⑥ 메인 열교환기 출구

⑦ 압축공기는 ACM 터빈을 통과함으로써 압력과 온도를 급격히 낮춰 냉기가 된다.

⑧ 터빈 회전으로 얻은 동력으로 동축의 압축기를 돌린다

워터 세퍼레이터는 냉기에 포함된 수분이 장치 내에서 결빙되지 않도록 수분을 제거하는 장치다.(수분을 제거함으로써 기체를 부식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통과 후에 건조한 -2℃의 냉기는 고온의 브리드 에어와 혼합함으로써 쾌적하게 느끼는 25℃ 전후로 조정해 기내로 보내진다.

작동도 ①~⑦의 (온도/압력) 상태를 그래프로 그리면 그림과 같다.

이 그래프는 41,000ft 순항 중, 4엔진 탑재기의 에어컨 시스템(만석일 때)의 한 예다.

 

에어사이클 온도그래프
에어사이클 온도그래프

① 에어사이클 머신에 공급된 압축공기(180℃/2.6기압)는 열교환기에 의해서 약 90℃까지 냉각된다.

② ACM 컴프레서에 의해(140℃/3.4기압)까지 다시 압축된다.

③ 외기(비행 시-50℃~주기 시 40℃)를 이용해 압축공기를 냉각한다.

④ 열교환기를 통과함으로써 압축공기는 약 40℃(3.6기압)까지 냉각된다.

⑤ ACM 터빈을 통과함으로써 급격히 팽창해 냉기(-20℃/1.2기압)가 된다.

⑥ 워터 세퍼레이터를 통과한 냉기는 -2℃이다. 그 후, 온도가 조정돼 캐빈 내로 공급된다.

비행기의 배 부분에 있는 공기 흡입구(인텍), 신선한 공기를 기내에 받아들이는 장소라고 착각하고 있는 분이 많은 부분이지만 실제로는 ‘에어사이클 머신 작동도’ 에서 소개한 열교환기의 램 에어를 빨아들이는 흡입구다.

왜 가정용으로 전환할 수 없는가?

심플하고 견고한 구조의 에어사이클 방식. 프레온 가스 등의 냉매가 불필요하고 안전성이 높고, 냉기를 만드는데 전기나 동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어디까지나 비유, 실제로는 제어장치나 보호회로, 압축공기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꿈같은 장치가 왜 가정용 에어컨으로 보급되지 않는 것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 결점이 있기 때문에 가정용 에어컨에는 채용되고 있지 않다.

① 대량의 압축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② 소음이 심하다.

③ 냉각 효율은 프레온 등 냉매를 사용한 장치가 좋다

비행기에 탑승 시, 기체 근처에서 '쿵'하고 날카로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다. 저것은 APU의 작동음이 아닌 에어컨의 소음(열교환기를 팬으로 냉각하고 있는 소리)이 대부분이다.

또 순항 중에는 -50℃의 바깥공기와 열교환하므로 에어컨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지만 40℃를 넘는 여름철 주기 시에는 상당히 냉기가 줄어든다.

그 밖에도 다량의 압축공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정용으로는 전환하기 어려운 장치다.

 

주기장의 항공기용 에어컨
주기장의 항공기용 에어컨

보충 설명하면, 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지상 공급형의 냉방설비는 조용하고 냉각 효율이 높은 프레온 가스를 사용한 패키지형 에어컨이 사용되고 있다.

지상용으로는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에어사이클 머신은 대형 여객기에 있어서 최적의 에어컨 시스템이다.

우선 냉매가 공기이므로 안전성이 높다. 공급 능력에 비해 장치가 심플하고 경량이다. 공기 조절과 여압용 공기펌프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연비 절약·절반을 재순환시키는 시스템

비행 중의 에어컨은 추진용 주 엔진이 압축한 연소 전의 청정한 공기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엔진에 있어서는 모처럼 압축한 공기를 도중에 빼내면(추기) 연비의 악화로 직결된다. 거기서 생각해 낸 것이 엔진으로부터 항상 100% 추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내 공조에 사용한 공기의 일부(50%)를 배출하지 않고 필터로 청정하게 해 재이용한다라는 재순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경우, 엔진에서 추기하는 기능이 50%가 되기 때문에 연비가 좋아진다.

B787은 더욱 진화하고 있다. 엔진으로부터의 추기를 50% 정도로 억제해 연비의 향상에 성공한 재순환 시스템. 그렇다면 차라리 추기를 0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엔진으로부터 공조용의 압축공기를 일절 꺼내지 않으면 연비는 좋아질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개발된 것이 보잉 787의 에어컨 시스템이다. 전동 컴프레서에 의해 압축공기를 만들어내 에어사이클 머신을 동작시킴으로써 기존의 여객기와 동일한 기내 공조·여압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연비 성능이 현격히 향상됐다.

기내 환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원래 비행기는 항상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기내를 순환해 2~3분 정도면 모두 교체된다. 우선 전제로서 여객기의 순항고도 3만 3000피트(약 1만m)의 외기는 마이너스 40~50℃이므로, 그대로 객실에 넣을 수는 없다.

그래서, 기외로부터 도입한 공기를 우선 컴프레서로 압축한다. 압축한 공기는 급격하게 데워지므로, 여객기용의 공조 시스템을 사용하고, 외기와의 열교환으로 냉각한 후, 단열 팽창으로 부피를 늘려 한층 더 온도를 내린다. 이렇게 식힌 공기와 컴프레서에서 보내오는 따뜻한 공기를 믹서로 혼합해 객실용 적당한 온도를 만들어낸다.

 

에어컨으로 조절한 공기는 기체 측면에서 객실 상부로 돌아서 객실 내에 공급된다. 기내에서 좌석에 앉아 천장을 올려다보다가 에어컨 배출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후 시트 옆에서부터 객실 아래로 흘러나와 절반 정도는 그대로 기외로 배기, 절반 정도는 필터를 통해 다시 에어컨에 들어간다.

이때 후자 공기의 청정화에 사용되는 것이 가정용 공기청정기와 청소기 등에서도 친숙한 HEPA(High-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다. HEPA 필터의 성능은 0.3m입자를 99.97% 이상 포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꽃가루나 공기 중 미립자 물질(PM2.5) 등을 제거해 준다.

 

보잉 787기의 HEPA 필터
보잉 787기의 HEPA 필터

보잉 787기에는 약 60×40×14cm(폭×깊이×높이)의 HEPA 필터 3장이 삼각 기둥과 같은 홀더에 장착되어 있으며, 이것을 객실 밑에 2기가 적재되어 있다. 천장에는 형태가 다른 통 모양의 필터가 1기 준비되어 있다.

덧붙여서 787기의 경우, 2기의 큰 필터는 약 1년(3000 플라이트 아워), 천장의 필터는 약 2년(8000 플라이트 아워)으로 교환 시기가 정해져 있다.

지금까지의 설명의 상당수는 비행 중을 전제로 한 것으로, 지상에서 주기중 여객기는 공항의 지상설비나 전용차량을 사용해 공조와 환기를 실시하고 있다. 탑승할 때부터 기내가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지만 기체 측 공기조절기를 사용하지 않아 연료소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는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으로 인해 탑승 중이거나 내리면서 좀 더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기체 측의 에어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오퍼레이션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출처]

주식회사 JAL 엔지니어링 기술부

트러블 Watch

아나항공 웹사이트 자료관

delta항공 웹사이트

저작권자 © 냉동공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