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스토리지(GigaStorage) 개념 제시...태양광전지, 열펌프, 축열조/냉장조 결합
-서울에너지공사 집단에너지 국제컨퍼런스 개최

 

▲서울에너지공사는 9월 13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집단에너지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서울에너지공사)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에너지전환시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집단에너지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에너지공사는 9월 13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집단에너지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유수의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석해 스마트시티, 4세대 지역난방기술, 국내외 에너지정책 등에 대해 소개했다. 

벡스 코펜하겐에너지공사 랄스 굴래브 사장의 ‘지역난방기술의 혁신 사례와 미래기술’과 독일 프라운호퍼 ISE 게르하드 스트리힙 스마트시티 연구소장의 ‘스마트시티의 발전단계와 사례, 고찰’에 대한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도심재생과 스마트 시티 ▲집단에너지 현황과 정책방향 ▲4세대 지역난방 기술 시스템 ▲지역난방고객과의 수용성 확보 4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각 세션별 발표자들의 세부 발표가 진행된 후 패널 토의를 통해 집단에너지 정책 동향과 신기술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집단에너지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이 높고,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대기오염물질 배출도 기존 석탄화력이나 LNG발전에 비해 적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전력과 냉난방 수요지인 수도권 지역에도 집단에너지를 활용한 지역난방이 다수 보급돼 있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집단에너지는 정부 에너지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다. 시장 환경이나, 가격구조, 세금제도가 집단에너지보다는 전력과 가스산업 중심으로 짜여지면서 경쟁 산업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집단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써, 서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수한 장점에도 편향된 제도와 규제로 인해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함께 집단에너지 육성을 위한 입법체계와 정책이 마련돼 있다. 2020년까지 열병합발전을 통해 전력의 25% 공급을 목표로 하는 열병합발전법(KWKG)이나 난방용 에너지의 50%를 열병합발전이나 폐열, 또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열생산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재생에너지 난방법이 대표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친환경 발전연료 이용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발전용 연료 개별소비세 개정안에서 집단에너지 관련 내용이 제외됐다. 경쟁연료인 발전용 LNG의 개별소비세는 kg당 48원 인하됐다. 이대로 개정안이 확정되면 LNG발전보다 집단에너지의 발전원가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박진섭 사장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등 에너지 정책이 분산적, 독립적 에너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집단에너지는 중요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융합 등 에너지자립모델 구축과 지원 등을 통해 집단에너지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서울에너지공사는 서울 마곡지구에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을 추진 중이다. 

4세대 지역난방이란 연료로 가스 대신 신재생에너지 등의 다양한 열원을 활용하는 차세대 지역난방 방식이다. 열손실은 줄이면서 시스템 효율을 상승시킬 수 있도록 낮은 온도로 온수를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지역난방에 대형 히트펌프와 다양한 열원 활용해야  

랄스 쿨레브 코펜하겐에너지공사 CEO는 ‘덴마크 지역난방 기업의 혁신 활동“ 주제의 기조 연설에서 "코펜하겐 지역의 VEKS, CTR, HOFOR 등 3개 회사는 ‘코펜하겐광역권 열 계획’을 수립해 2025년까지 모든 지연난방 수혜자에게 100% 탄소중립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현재의 지역난방 시스템을 3세대에서 4세대로 전환시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라며 "4세대를 향한 변화는 유체의 온도 감소, 에너지 효율 증가, 보다 유연한 생산과 재생 가능 에너지의 통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덴마크에서는 전력시스템과 지역난방 시스템 통합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전지, 열펌프, 축열조/냉장조를 결합한 EE(Eurpean Energy) 기가 스토리지(GigaStorage)라는 개념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랄스 쿨레브 코펜하겐에너지공사 CEO는 "미래에 바이오매스는 제한된 자원이 될 전망이며 따라서 다른 지역난방 생산기술이 필요한 실정이다“라며 ”장기적으로 바이오매스를 대체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지역난방 기술로 대형 히트펌프와 지열, 산업폐열, 폐수, 해수, 지하수, 공기 등 다양한 열원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 이유로 열펌프는 현재의 전력 부담을 대체할 녹색에너지 기술 중 전망이 가장 우수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지역난방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온도의 열원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4세대 지역난방 기술시스템 도입 시급하다...

오후에 세션에서는 ‘4세대 지역난방 기술시스템’ 주제로 세션에서는 김용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과 유영재 프라운호퍼 IEE 연구원이 4세대 지연난방 기술 및 도입사례, 국내 도입방안 및 정책동향 등에 대해 소개했다.

김용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4세대 지역난방 기술의 국내 도입 방안’ 주제발표에서 “4세대 지역난방은 도시 및 건물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감축 수단 중의 하나이고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기술”이라며 “집단에너지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열공급 사업자 간 열연계 활성화, 미활용에너지 회수 등과 더불어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따라 2030년 기준, 3.15억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고 건물부분에서는 BAU 대비 32.7%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김용기 수석연구원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도시에서는 패시브 건축물 수준의 단열기준 강화, 제로에너지건축물의 단계적 의무화, 친환경적 도시재생 및 설비효율 개선과 더불어 4세대 지역난방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덧붙였다.

4세대 지역난방이란 지역난방의 사용연료로 신재생에너지 등의 다양한 열원을 활용하고 열 손실은 줄이면서 시스템 효율을 상승시킬 수 있도록 낮은 온도로 온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4세대 지역난방 방식에서는 다양한 열원끼리의 열 거래가 가능하고 열원의 온도 수준에 따라 캐스케이드 열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배열 및 계간 축열 등을 상호 연계하여 하이브리드 형태로 공급하는 스마트 써멀 그리드(Smart Thermal Grid)를 구축할 수 있다. 즉 4세대 지역난방을 도입한다는 것은 기존의 고온수 지역난방 방식에서 재생에너지 및 미활용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60℃ 이하의 저온수 지역난방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국내 도심지에서 온수를 생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시스템은 태양열 시스템, 지열원 열펌프 시스템 및 연료전지 시스템이 있다. 태양열 시스템은 동절기에는 열을 직접 활용하고 하절기에는 잉여열을 계간 축열해 동절기에 사용함으로써 집열기의 과열방지 및 연가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지역난방 온수 공급온도를 낮추면, 태양열 집열 효율이 높아지게 되고 지열원 열펌프 시스템의 성능이 향상된다.

김용기 수석연구원은 “국내 건물의 법적 단열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건물의 난방부하가 감소하게 되면 난방공급 온도도 현행 기준(복사난방 방식은 60℃ 이상, 대류공조난방방식은 70℃ 이상)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며 저온 난방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지역난방 공급온도가 60℃ 이하의 저온수를 이용하는 4세대 지역난방 시스템은 전체적인 열 네트워크의 온도 수준을 낮춤으로써 신재생에너지 및 미활용에너지 열원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으며 저온 열공급을 통한 배관 열손실이 감소되고 다양한 열원을 활용한 에너지 프로슈머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게 김용기 수석연구원의 설명이다.

유영재 프라운호퍼 IEE 연구원은 ‘4세대 지역난방의 기술 및 정책 동향, 사례연구’ 주제발표에서 “저온 열 분배 네트워크에 기반한 4세대 지역난방을 적용하면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태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등) 및 산업 폐열, 산업용 건물 잉여열을 건물부문에 융합함으로써 네트워크 내의 열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4세대 지역난방...기획단계부터 대대적 디자인 접근법 사용해야

이어 그는 “4세대 지역난방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단위의 기획 과정에서 열 생산부터 분배, 소비까지의 모든 시스템 구성 요소를 고려해 대대적인 디자인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며 ”국제에너지기술 지역난방분과에서 추진한 Annex TS1의 시험 프로젝트 중 몇 가지 사례들에서 증명된 공급온도 40℃에서 60℃, 회수온도 25~40℃에 이르는 지역난방 시스템은 유럽 국가들에서 최종 사용자의 내부 난방 및 가정용 온수 수요를 충족할 수 있고 에너지 절약과 시스템 효율 증진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 ‘줌 펠드라거’의 계획 주택단지에서는 초저온 지역난방 네트워크에 중앙집중식 열 펌프와 분산형 태양열 시스템을 융합한 4세대 지역난방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유영재 연구원은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저온지역난방(스마트 열 이격자)을 기존의 고온지역 난방에 통합시키는 에너지 캐스케이딩이라고 말했다.

이 개념은 지역별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해 고온지역 난방의 회수열을 저온지역 난방의 공급에 사용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 지역난방의 회수온도를 낮추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융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유영재 연구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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